박소연, 166전 167기…2216일 만에 우승컵 입맞춘 '준우승 청부사'

입력 2019-05-05 16:42  

교촌레이디스오픈 정상
KLPGA투어 첫 승

준우승만 6번 한 '숨은 강자'
박민지·최민경 1타차 따돌려
1~3R 내내 선두 잘 지켜 우승



[ 조희찬 기자 ]
5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파72·658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라운드. 박소연(27)이 우승을 결정 짓는 파 퍼트를 넣은 뒤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감정을 겨우 추스른 박소연은 “위기 상황이 많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침착하게 가운데로만 치라고 말씀해주셨고 덕분에 우승한 것 같다. 아버지의 조언으로 (우승 경쟁의 긴장을) 잘 이겨낸 것 같다”며 다시 울먹였다.

‘준우승만 6번’ 박소연, 166전 167기

박소연은 이날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적어낸 그는 박민지와 최민경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한 박소연의 지난 7년을 돌이켜 봤을 때 ‘눈물의 인터뷰’는 어쩌면 당연했다. 박소연은 2013시즌부터 그린 적중률에서 한 번도 9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는 ‘아이언의 달인’이었다. 상금도 매년 1억원 이상을 모으며 시드권을 꾸준히 지켰다. 하지만 우승과의 연은 지독히도 맺지 못했다. 이번이 167번째 대회. 그동안 그는 지난달 KLPGA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2위만 여섯 차례를 기록해 ‘준우승 청부사’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얻었다. 그중 연장 패배도 두 번이나 있었다.

박소연은 “전지훈련에서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며 “또 30만원짜리 퍼터를 쓰다가 400만원짜리 퍼터로 교체하고서 확실히 좋아졌다”고 비결을 전했다. 그는 투어 프로들이 많이 애용하는 스카티 카메론의 ‘써클 T’를 쓰고 있다.

지금까지 KLPGA투어 첫 승을 거두기 위해 167개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박소연이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2005년 제주삼다수마스터즈에서 우승한 윤채영의 156개 대회였다. 박소연은 데뷔 6년1개월, 2216일 만에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또 그는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태 시즌 상금 2억4251만원을 기록, 조정민(2억3803만원)을 밀어내고 새로운 상금 선두로 올라섰다.

그는 “어버이날을 기념해 부모님께 롤렉스 시계를 선물하겠다”며 “효녀 노릇을 하고 싶었고 우승해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박소연은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으나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7타 뒤져 있던 박민지가 5연속 버디 행진을 포함해 단숨에 7타를 줄이며 추격해 왔기 때문이다.

박소연은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10번홀(파4)에서 보기로 미끄러지며 박민지에게 한때 공동 선두를 허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소연은 12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챘고 다시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찬 뒤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 감격의 첫 우승을 확정했다.

김해림, 4년 연속 단일 대회 우승 실패

K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단일 대회 4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김해림은 이날 2타를 잃고 합계 4언더파 공동 14위로 미끄러지며 도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김해림은 2016년 이 대회에서 130번째 대회 만에 정규투어 첫 승을 거둔 뒤 2017년과 2018년에도 정상에 올랐다. 이소영과 나희원이 7언더파 공동 4위, 오지현과 장하나 등 7명이 5언더파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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